전세 사기 고백한 유튜버..
시중 금리가 상승하고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매매가격 보다 전세가격이 높은 이른바 ‘깡통전세’ 주택의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빌라 등이 각광을 받았다. 전세·매매 가격이 아파트와 비교하면 그리 비싸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신축에 들어가고 싶어하던 이들의 수요가 증가하자, 갭투자자는 이점을 파고들어 수십, 수백채씩 쓸어 담았는데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여파로 전셋값과 매매가가 하락하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이다.
사기 피해 털어놓은 212만 유튜버
강아지 루디와 퐁키 영상을 올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루퐁이네’ 운영자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세 사기를 당했어요. 루퐁이와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었는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이사간다는 이야기를 작년부터 했는데, 언제 가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하며 “사실 제가 전세 사기를 당했어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4년 전 강아지들을 위해 야외 베란다가 있는 빌라로 이사를 왔고 2년만 살고 이사 갈 생각에 전세로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전세사기 피해자이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와서 집주인이 사기로 교도소에 있고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으며, 그 중 A씨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A씨는 처음 경찰서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만 해도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고 한다. 계약 기간 중 집주인이 바뀌긴 했지만 그동안 연락도 잘 되었었고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도 평범한 할머이여서 믿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등기부등본을 조회했는데 서울·경기 세금 체납 압류, 가압류, 근저당 설정까지 기록이 화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도 얼마든지 사기를 칠 수 있는데 왜 생각을 못 했을까, 저희 집을 보시고 빌라로 이사하셨다는 분들 계셨는데 너무 걱정돼서 말씀드린다”고 설명하는 이유를 덧붙였다.
A씨는 “보증 보험에 가입했다고 해도 당할 수 있고, 정상적인 집주인과 계약했더라도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운이 좋아야 안 당하는 시스템”이라고 털어놨다.
전세사기에 당한 후 스트레스로 원래 안 좋던 심장까지 더 안 좋아졌다고 밝힌 A씨는 여전히 사기 사건이 진행 중이고, 이 집은 그대로 둔 채 이사하기로 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억대 사기 피해 고백한 트로트 가수 정민찬
지난 19일, MBC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에 출연한 트로트 가수 정민찬이 억대의 전세 사기를 당한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에 집을 구하는 의뢰인으로 출연해 “발레를 그만 둔 후 도전을 위해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가 전세사기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하며, “이사할 때 집주인이 바뀌면서 들어갔는데 그 집주인이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후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현재 1억원 이상의 전세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이야기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정민찬은 “이사만 8번을 했다보니 혼자 집을 보는 것이 자신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막막하고 두려운 심정이라 안전한 집을 찾고자 의뢰했다”고 방송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방송 다음날인 3월 20일, 정민찬은 ‘구해줘 홈즈’ 방송 화면을 업로드하며 “전세사기 피해자 정민찬이다, 전세 사기범 잘 보고 있느냐”고 저격글을 올리며 사기범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아파트 한동이 당했다
전세 사기는 비단 A씨 만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고, 그 어느 때 보다 규모가 크고 조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한동이 통째로 경매로 넘어가기도 하고 피해액도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세 사기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당시의 시장 환경을 지목하고 있다.
전셋값이 급증하면서 매매가와 갭이 줄어들었고, 갭투자자들이 이를 노리고 거래해 사태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최근 동탄신도시 주민으로부터 전세사기 의심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오피스텔을 250여채 소유한 임대인 A씨 부부는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세금체납 등의 문제로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우니 소유권을 이전받으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사기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전세 사기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의 말만 믿고 무턱대고 계약했다간 보증금을 날릴 수 있다.
따라서 계약 당사자가 부동산에 대한 상식을 알고 있어야 사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건물 전체가 하나의 소유권으로 등기된 ‘다가구주택’의 경우 임대차계약을 할 때 반드시 ‘선순위 임차보증금 내역’을 확인해야 한다.
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의 경우 하나의 호수에 여러 명이 보증금을 계약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선순위 후순위를 따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다가구주택의 경우 하나의 건물에 임차인이 여럿 공존하다보니 전체 보증금의 액수와 임차인의 선·후순우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임대차 계약 시 반드시 ‘등기부등본’과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확인해서 전체 보증금 액수는 얼마인지, 이미 확정일자를 받은 사람은 몇 명인지 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