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SUV ‘더 뉴 벤테이가 스피드(The New Bentayga Speed)’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기본 판매가는 3억 3,300만 원(부가세 포함)이며, 옵션 구성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
이번 모델은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벤틀리가 2030년 완전 전기차 전환을 공언한 가운데, 이 V8 고성능 SUV는 사실상 내연기관 벤테이가의 마지막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평가받는다.
W12 넘어선 V8… 다운사이징의 역설
더 뉴 벤테이가 스피드에는 4.0L V8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6.7kg·m를 발휘하며, 이는 벤틀리 양산 V8 엔진 가운데 역대 최강 출력이다.
주목할 점은 이전 세대 벤테이가 스피드에 탑재됐던 6.0L W12 엔진(608마력)을 출력 면에서 완전히 앞질렀다는 것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3.6초로, W12 세대(3.9초)와 기존 벤테이가 V8 S(4.5초)보다 빠르다. 이는 순수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가속 성능이다.
2,250~4,500rpm의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유지하도록 설계해 벤틀리 특유의 ‘힘들이지 않는(Effortless)’ 가속감을 구현했다. 연비는 복합 6.6km/L(도심 5.7km/L, 고속도로 8.3km/L)로, V8 전환을 통한 효율화 성과도 반영됐다.
310km/h의 경지… 23인치 휠과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기본 최고속도는 301km/h이나, 벤틀리 최초로 제공되는 23인치 휠을 선택하면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함께 적용되며 최고속도가 310km/h까지 상승한다. 이는 벤테이가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다.
기본 사양으로는 22인치 스피드 전용 알로이 휠과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제공된다. 보다 강렬한 사운드를 원하는 오너를 위해 아크라포비치(Akrapovič) 티타늄 배기 시스템도 옵션으로 마련됐다. 네 개의 테일파이프 디자인으로 기본 배기 시스템과 시각적으로도 구분된다.
다이내믹 ESC 기능도 활성화 가능해 역동적인 드라이빙 상황에서의 제어 한계를 넓혔다. 외관에는 다크 틴트 헤드램프, 그레이 컬러 테일램프, 브라이트 크롬 ‘스피드(Speed)’ 배지가 더해져 스피드 모델만의 아이덴티티를 완성한다.
내연기관의 황혼… 한국 초고가 SUV 시장의 틈새 공략
인테리어에는 스피드 전용 ‘프리시전 다이아몬드(Precision Diamond)’ 퀼팅 디자인이 시트와 도어 이너 패널 전반에 적용됐다. 스피드 전용 운전자 정보 디스플레이, 동승석 전면부·트레드플레이트·시트 상단의 ‘스피드’ 레터링도 기본 구성에 포함된다.
경쟁 환경도 주목할 만하다. 같은 4.0L V8 터보를 사용하는 포르쉐 카이엔 터보 S(약 1.5억~1.8억 원대)와 비교하면 벤틀리의 가격 프리미엄은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장인 수작업 인테리어, 스피드 전용 디자인 언어, 브랜드 희소성은 그 격차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한편 벤틀리는 2030년 완전 전기차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이번 V8 벤테이가 스피드는 그 전환 직전, 내연기관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을 집약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컬렉터와 오너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