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가격 1억 원을 훌쩍 넘던 풀사이즈 SUV가 2,200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주인공은 바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4세대(2015~2020년형) 모델이다.
2024년 5세대 신형 출시 이후 중고 시세 하락세가 가속화되면서, 한때 ‘성공의 상징’으로 불리던 이 모델이 이제는 국산 준중형 세단 예산으로도 접근 가능한 중고차 시장의 이색 선택지로 부상했다.
연식·주행거리에 따라 갈리는 시세… 최대 4분의 1 수준
4세대 에스컬레이드의 중고 시세는 연식과 주행거리에 따라 폭이 크다. 2015년식 고주행(20만km 이상) 차량은 2,200만~2,5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2017~2019년식 10만km 이하 차량은 3,100만~3,700만 원대 수준이며 10만km 미만 무사고 차량의 경우 최대 4,207만 원대까지 형성되어 있다.
2017년 GM코리아 공식 출시 당시 신차 가격은 1억 2,230만~1억 3,290만 원이었다. 현재 중고 시세는 신차 대비 약 17~29%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당시 초도 물량 50대가 완판될 정도로 수요가 높았던 모델이 이 가격대까지 내려온 셈이다.
V8 6.2L 엔진의 압도적 성능… 연비·세금은 냉혹한 현실
에스컬레이드 4세대의 심장은 V8 6.2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 426ps, 최대토크 62.2kgf·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AWD 조합으로 전장 5,180mm, 휠베이스 2,946mm의 육중한 바디를 여유 있게 다룬다.
전폭 2,045mm, 전고 1,900mm에 달하는 풀사이즈 비례는 국내 어떤 SUV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문제는 유지비다. 연비 개선을 위해 AFM(실린더 비활성화 기술)이 적용됐지만, 공인 복합연비는 6.7km/L(도심 5.9, 고속 8.1)에 불과하다.
특히 실주행에서는 5~6km/L 수준으로 더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98L에 달하는 연료탱크를 가득 채울 경우 유류비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6.2L 배기량 기준 연간 자동차세는 약 159만 원으로, 국산 중형 SUV 대비 세금 부담도 상당하다.
AFM 결함·리콜 이력 확인은 필수… TCO 계산이 진짜 가성비
한편 중고 에스컬레이드 구매 시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항목은 AFM 관련 결함 이력이다. 일부 차량에서 실린더 비활성화 시스템 오작동과 변속 충격이 보고됐으며, 관련 기술 서비스 공지(TSB)도 존재한다.
정비 이력이 충실한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 간 컨디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이유다. 또한 미국 NHTSA 자료 기준으로는 브레이크, 연료펌프, 에어백 센서 관련 리콜 3건이 확인된다.
특히 리콜 조치 완료 여부와 함께 타이어, 브레이크, 오일 등 소모품 교체 이력도 반드시 점검 목록에 포함시켜야 하며 소모품 교체 비용 자체도 국산 SUV 대비 높은 편이라 구매전 총소유비용(TCO)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3,000만 원대 예산으로 이 크기와 출력, 브랜드 가치를 갖춘 SUV는 에스컬레이드가 사실상 유일하다”면서도 “높은 유지비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어야 진짜 가성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