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제쳤다는데”…전 세계 1위 전기차, 유독 한국서만 맥 못 추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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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 전 세계 점유율 64.3% 기록 (출처-BYD)

중국산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전기차 인도량은 1,380만 8,000대로 전 세계 점유율 64.3%를 기록했다.

2위 유럽(19.8%)과의 격차가 44.5%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 3대 중 2대가 중국에서 생산된 셈이다.

주목할 점은 기업별 순위다. BYD가 412만 1,000대로 2년 연속 1위를 지켰고, 지리(Geely)가 225만 5,000대로 테슬라를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올랐다.

지리는 소형 전기차 ‘스타 위시’의 성공과 다중 브랜드 전략(지커·갤럭시·링크앤코)으로 전년 대비 56.8% 급성장했다. 반면 테슬라는 3위로 밀려나며 가격 인상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

압도적 점유율의 이면… 신뢰 확보는 ‘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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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 (출처-BYD)

한국 시장 역시 중국산 전기차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2025년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22만 177대 중 7만 4,728대(34%)가 중국산이었다. 3대 중 1대꼴이다. 그러나 차봇모빌리티가 발표한 ‘2026년 전기차 소비자 인식 조사’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관심은 있으나 신뢰도가 낮다”는 응답이 38.6%로 가장 높았다. 인지도는 확보했지만 구매 결정으로 이어지는 신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뜻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2025년 중국 브랜드의 유럽 점유율은 13%로 증가했지만, 현지 소비자들은 품질과 사후관리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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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자로 (출처-지리자동차)

BYD는 유럽에서 18만 8,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68.6% 폭증했으나, 리콜 문제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가성비에 끌리지만, 가심비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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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라이언 7 (출처-BYD)

중국 전기차의 최대 무기는 역시 가격이다. 소비자 조사에서 브랜드 매력 요인 중 ‘가격 경쟁력’은 64.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배터리 기술·주행거리(14.1%), 디자인(11.9%), 최신 기술(9.0%) 등은 모두 10%대 초반에 그쳤다.

같은 가격대에서 더 넓은 실내 공간과 더 많은 첨단 옵션을 제공한다는 ‘가성비’ 논리가 주효했다. 문제는 ‘가심비’다. 우려 요인으로 품질·내구성(63.2%), A/S·네트워크 부족(60.6%), 안전성·배터리 화재 위험(54.2%)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우려되는 점이 없다”는 응답은 3.6%에 불과했다. 실제로 BYD는 2025년 10~11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20만대 이상을 리콜했고, 같은 해 9월 국내 출시된 ‘씨라이언 7’은 급속 충전 불량 문제로 차주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객관적 성능보다 심리적 불안이 구매를 막는 상황인 것이다.

품질 논란에 발목잡힌 ‘중국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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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그랜드 (출처-지리자동차)

업계는 중국 전기차의 향후 과제로 ‘신뢰 구축’을 꼽는다. 차봇모빌리티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 기반으로 관심을 확대하고 있지만, 품질과 A/S, 안전성에 대한 신뢰 확보가 시장 안착의 핵심 과제”라고 진단했다.

또한 SNE리서치는 “경쟁 축이 기술력에서 비용 구조와 공급망 대응 능력으로 이동했다”며 “2026년에도 완만한 성장세는 지속되겠지만 지역별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명확하다.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고 국내 A/S 네트워크 확충, 리콜 사례 최소화, 배터리 안전성 입증 등 ‘신뢰 자산’ 축적 없이는 64%의 글로벌 점유율이 무색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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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 3 (출처-BYD)

따라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을 ‘구매’로 전환시키려면 중국 업체들은 제품 품질과 사후관리 체계에서 현대차·기아 수준의 신뢰도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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