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효과도 누리지 못하는 기아 EV9
높은 가격과 잦은 결함이 원인
판매량 증가 위해 다양한 혜택 제공
기아의 최상위급 전기 SUV EV9이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차효과’ 조차 누리지 못하면서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EV9은 기아가 야심차게 출시한 플래그십 전기 SUV로 많은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비싼 가격과 초기 품질 이슈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아 EV9는 기아 전동화 라인업에서 최상위에 위치한 모델이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첫 준대형급 전기 SUV인 차량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출시했다.
초기 출시 당시에는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7,337만 원의 높은 시작 가격으로 인해 실제 판매량은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고 있다.
EV9는 지난 6월에 출시된 국내 최초의 3열 전기 SUV로 큰 주목을 끌었다. 이 차량은 혁신적인 디자인 및 넓은 내부 공간, 그리고 최신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단 한 번의 충전으로 501km를 달릴 수 있는 높은 주행 거리는 또 다른 큰 이점으로 자리 잡았고, 초반 기대치에 걸맞게 사전 예약 건수는 무려 1만 367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실제로 팔린 물량은 예상보다 의외로 미약했다. 6월에는 1,334대, 7월에는 1,251대가 팔리면서 판매량을 어느 정도 유지했지만, 8월에는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여 단, 408대만 판매됐다.
9월에는 1,163대 판매로 판매량이 약간 상승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비싼 가격과 초기 품질 이슈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EV9의 각 모델별 가격은 7,337만 원 ~ 8,169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특히 최상위 모델인 GT 라인의 풀옵션 모델은 무려 1억원이 넘는다.
이는 다른 경쟁 제조사들이 전기차의 가격을 저렴하게 낮춰 출시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볼 때, EV9의 높은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기아 EV9, 판매량 증가 위해 다양한 혜택 준비
EV9은 차량의 비싼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차량의 잦은 결함도 발목을 잡고 있다. 먼저, 출시된 지 단 3개월 만에 충전 관련 오류와 P단 인식 문제가 제기되었다.
더불어, 후륜모터의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주행 중 차량이 멈출 위험이 있다는 문제도 지적됐다. 이로 인해, EV9은 초기 출고된 모든 차량을 리콜 조치하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로 인해 EV9의 신차 등록 통계는 9월까지 총 4,156대만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아는 EV9의 판매 부진에 임직원들에게 최대 1,467만 원의 할인을 적용한 ‘홍보용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EV9의 지속적인 판매 부진에 대응하여,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구매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지난 달에는 100만원 상당에 달하는 연간 충전비용 포인트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였고 이 달에는 ‘EV9 토탈 솔루션’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84개월의 장기 할부, 충전비 지원 및 중고차 가격 보장 등의 다양한 혜택을 준비했다.
이에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기아가 신차에 대한 할인 및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승용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높은 가격대와 초기 품질 이슈로 인한 EV9의 향후 판매량은 여전히 안갯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EV9의 판매량 증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기아가 EV9에 임직원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다른 현대차 모델이나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 5는 현재 4,000~5,000만 원 초반대로 EV9 임직원 할인가와 비슷한 수준에 팔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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