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클래스와 랜드로버 디펜더가 수십 년간 지배해온 하이엔드 오프로더 시장에 한국 브랜드가 공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의 어드벤처 콘셉트카 ‘X 그란 이퀘이터’를 2026년 3월 독일 뮌헨 모터월드 ‘카 디자인 이벤트’에서 유럽에 공개하며, 프리미엄 오프로더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X 그란 이퀘이터는 지난해 4월 뉴욕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지 약 10개월 만에 유럽 무대에 오른 모델이다. 단순한 콘셉트 전시를 넘어, 제네시스가 이탈리아(2026년 1월 출시)에 이어 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까지 유럽 진출국을 잇달아 확대하는 시점과 맞물려, 브랜드 글로벌 전략의 핵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오리지널 실루엣으로 G클래스·디펜더에 도전장
X 그란 이퀘이터의 외형은 기존 럭셔리 SUV와 선명하게 구별된다. 긴 보닛과 슬림한 캐빈, 독특한 C필러 조합이 기존 박스형 오프로더와 차별화되는 비율을 완성했다.
제네시스 고유의 투라인(Two-Line) 헤드램프와 기하학적 보조 램프가 전후면을 마감하고, 24인치 비드락 휠과 아웃도어 장비 적재용 루프랙이 어드벤처 성격을 강조한다. 특히 위아래로 나뉘어 열리는 스플릿 테일게이트는 실용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한 핵심 요소다.
모델명 ‘이퀘이터(Equator)’는 내구성과 민첩성을 겸비한 최상급 아라비안 말에서 따온 것으로, 우아함과 강인함이라는 상충된 가치를 하나의 차체에 녹여냈다는 브랜드의 의도를 압축한다.
84kWh 배터리에 1m 후석 레그룸…사양도 비범
공개된 제원 수치도 주목할 만하다. 84kWh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하며, 양산 시 3.5L V6 트윈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해 약 416마력의 출력이 예상된다.
또한 실내는 미니멀한 직선 구조의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아날로그와 디지털 요소가 절제된 형태로 배치됐으며 센터스택에는 빈티지 카메라 다이얼에서 영감을 받은 4개의 원형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탑재된다.
여기에 후석 레그룸은 약 1m 수준으로 설계돼 장거리 탑승 편의성을 확보했으며 회전 가능한 앞좌석과 모듈형 수납공간까지 더해져 장거리 아웃도어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현대차그룹 CDO 겸 CCO 루크 동커볼케는 “우아함과 강인함, 탐험의 정신과 세련된 편안함을 조화시키는 데 집중했다”고 설계 의도를 밝혔다.
레드닷 3관왕·WEC 참전…양산 전환 가능성도 열려
한편 X 그란 이퀘이터는 2025 레드닷 어워드 콘셉트 디자인 부문에서 X 그란 쿠페, X 그란 컨버터블과 함께 본상(Distinction) 3개를 나란히 수상했다.
더불어 제네시스는 디자인 어워드 수상과 동시에 마그마 레이싱 브랜드를 앞세워 2026 WEC LMDh 하이퍼카 클래스(GMR-001) 출전도 확정했다.
특히 고성능 모터스포츠 참전과 어드벤처 콘셉트카의 동시 전개는 제네시스가 기존 럭셔리 세단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성능 어드벤처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재정립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는데 동커볼케가 양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열어두고 검토 중임을 시사한 만큼, X 그란 이퀘이터의 출시 여부와 일정은 럭셔리 오프로더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