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4,43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635대) 대비 598%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국산 전기차가 전월 대비 43.9%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보조금 조기 확정으로 대기 수요가 1월로 집중된 영향이 크지만,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의 공격적 가격 전략이 본격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결과, 1월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테슬라는 1,966대로 BMW·벤츠에 이어 3위, BYD는 1,347대로 5위에 올랐다. 순수 전기차 브랜드 2개가 동시에 톱5에 진입한 것은 국내 시장 최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전기차 부문 순위다. 기아가 3,628대로 1위를 지켰지만, 테슬라가 2위로 바짝 추격했고, BYD는 현대차(1,275대)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현대차가 258.1% 성장했음에도 수입 브랜드 성장세에 밀린 셈이다.
중국산 모델 Y, 가성비로 승부수
테슬라 약진의 주역은 중형 SUV ‘모델 Y’다. 1월에만 1,134대가 팔려 테슬라 전체 판매의 57.7%를 차지했으며, 수입차 단일 모델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모델 Y는 미국산 대비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1월 한시 할인으로 프리미엄 RWD 트림을 4,999만원까지 낮췄으며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4,000만원 초반대로 떨어진다. 다만 미국산과 달리 FSD(완전자율주행) 도입 시기가 불투명해 일각에서는 “올해 안 국내 적용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BYD는 준중형 SUV ‘아토3′(600여 대)와 중형 세단 ‘씰'(600여 대)이 고른 판매를 견인했다. 특히 아토3는 3,000만원 초반대, 씰 RWD는 3,990만원으로 국산 경쟁 모델인 기아 EV5·EV3와 직접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여기에 오는 11일 출시되는 소형 해치백 ‘돌핀’은 보조금 전 가격이 2,450만원으로 국내 최저가 전기차 타이틀을 노리고 있으며 보조금까지 더하면 2,000만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해 경차 시장까지 잠식할 전망이다.
국산차 대응 전략, ‘가격만으론 부족’
한편 수입 전기차의 가격 공세는 일회성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효율화와 중국 현지 생산이라는 구조적 우위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이 국산차에 유리하게 설계됐지만 테슬라와 BYD가 가격으로 그 격차를 무력화하고 있다”며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라인업 다양화, 자율주행·AI 기술 적용, 신뢰성 강화 등 전방위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전기차 판매 급증이 부품 산업까지 파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타이어·금호·넥센 등 K-타이어 3사가 2025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는데, 전기차 타이어가 일반 타이어보다 교체 주기가 2배 빠르고 고인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처럼 테슬라·BYD의 약진은 완성차 시장뿐 아니라 자동차 생태계 전반의 구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