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를 눈앞에 두고 프로젝트가 통째로 멈췄다. 소니와 혼다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소니혼다모빌리티(SHM)는 지난 25일 공동 성명을 통해 첫 양산 모델 ‘AFEELA 1’과 2028년 출시 예정이던 후속 모델의 개발 및 출시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오하이오 공장에서 시험생산까지 마치고 캘리포니아 인도 거점 개장을 예고하던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라 업계의 충격은 더 크다. 단순한 일정 지연이 아닌 ‘사업 자체의 좌초’다.
출시 직전 철회… 업계 이례적 결정
AFEELA 1은 올해 1월 CES 2026에서 프리프로덕션 모델로 재공개됐고, 캘리포니아에서는 기본 트림 ‘오리진'(8만9,900달러)과 상위 트림 ‘시그니처'(10만2,900달러) 두 가지로 예약까지 받은 상태였다.
SHM은 올해 1월 오하이오주 이스트 리버티 공장에서 시험생산을 공식 발표했고, 별도 품질검사 시설 ‘퀄리티 게이트’도 구축했다.
3월 초에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 ‘AFEELA 스튜디오 & 딜리버리 허브’ 개장을 예고하며 2026년 미국 인도를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개발은 전면 중단 됐고 예약금을 납부한 고객들에게는 전액 환불이 진행될 예정이다.
혼다 EV 전략 붕괴가 직격탄
이번 중단의 핵심 원인은 아필라 자체의 기술 결함이 아니다. 혼다가 AFEELA 1에 제공하기로 했던 ‘0 시리즈 플랫폼’을 포함한 기술·생산 자산의 기반이 무너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혼다는 이미 지난 12일 발표를 통해 북미 생산 예정이던 혼다 0 SUV, 혼다 0 살룬, 아큐라 RSX 등 전기차 3종의 개발 취소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혼다의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적자는 최대 6,900억엔(약 6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 손실 규모는 최대 2조5,000억엔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혼다의 방향 전환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맞물려 있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동에 따른 수요 예측 불확실성, 하이브리드·내연기관 사업의 수익성 압박, 그리고 인도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다. 결국 혼다는 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과감히 정리하는 쪽을 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합작 해체는 없다… 재편 가능성 주목
아필라 프로젝트는 소니가 2020년 CES에서 전기 세단 콘셉트를 처음 공개한 이후 6년 만에 좌초됐다. 다만 소니와 혼다는 SHM 법인을 청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중장기적 포지셔닝과 미래 모빌리티 기여 방안을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덧붙여, 자동차 소프트웨어·커넥티드카·자율주행 기술 등 다른 형태의 협력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SHM은 2022년 합작법인 설립으로 양산 계획이 구체화됐고, 기술기업과 완성차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방정식을 제시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