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차가 급속도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의 이탈이 두드러지며, 불과 4년 만에 시장 구조가 완전히 재편되는 양상이다.
지난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 30만7,377대 중 내연기관차는 4만1,906대로, 전체의 13.6%에 불과했다.
2021년 64%였던 비중이 4년 만에 5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절대 등록 대수도 2021년 17만6,725대에서 76.3% 급감하며, 수입 내연기관차 시장은 사실상 붕괴 수준에 이르렀다.
2030세대가 주도한 친환경 전환
가장 극적인 변화는 2030세대에서 나타났다. 2021년 이들이 신규 등록한 수입차 중 내연기관차 비중은 74.7%(4만6,721대)로 전체 평균(64%)을 크게 웃돌았다. 내연기관차를 선호하는 대표 연령층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비중은 12.5%(7,825대)로 추락했다. 62.2%포인트 급락으로, 전체 평균(13.6%)보다 오히려 낮아진 것은 2021년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2030세대의 수입 전기차 신규 등록은 1,104대에서 2만9,104대로 26배 폭증했다. 젊은 층이 시장 변화를 주도하며, 수입차 업계의 판매 전략 자체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BYD의 가성비 공세와 유지비 효과
이러한 급변의 배경엔 수입차 업체들의 가격 전략이 자리한다. 테슬라코리아는 상하이 공장 생산분 비중을 늘리며 차량 가격을 대폭 낮췄고, 그 결과 지난해 승용 전기차 5만9,916대가 신규 등록됐다.
중국 브랜드 BYD(비야디)도 6,000대 이상 등록되며 가성비 기반 경쟁을 가속화했다.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 충전 비용이 가솔린에 비해 크게 저렴한데 연비도 하이브리드나 전기차가 더 좋다”며 “특히 지갑 사정이 어려운 젊은이들은 유지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입 전기차는 2021년 6,340대에서 지난해 9만1,253대로 14배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도 80% 이상 급증했다.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구조 재편
한편 시장 변화는 부품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 상반기 중 전통 하드웨어 부품인 램프 사업부를 프랑스 OP모빌리티에 매각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내연기관 위주 자동차 부품 사업으로는 수익성을 높이기 어렵다”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도 이 같은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국토부 자동차운영보험과장은 “내연기관 자동차는 감소세를, 친환경 자동차는 여전히 증가세를 보인다”며 시장 변화에 맞춘 정책 수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국내 신규 등록 자동차의 친환경차 비율은 48.4%로, 올해 과반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처럼 수입차 시장의 내연기관차 급락은 단순한 선호도 변화를 넘어, 자동차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한다. 기술 발전에 민감하고 경제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2030세대가 이 변화를 주도하며, 완성차·부품업체 모두 생존 전략의 재설계를 강요받고 있다. 결국 향후 수입차 업계의 경쟁력은 얼마나 빠르게 친환경 라인업을 확충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