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장님들 그랜저 안 탄다”…3년 만에 바뀐 대한민국 주차장 풍경



large-suv-overtakes-sedan-sales-palisade-ioniq9 (1)
대형 SUV 판매량 3년 만에 준대형 세단 역전 (출처-현대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국내 시장에서 준대형 세단을 3년 만에 역전했다.

지난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현대차·기아·제네시스·KG모빌리티·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5사의 대형 SUV 내수 판매량은 10만4589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그랜저·K8·G80 등 준대형 세단 판매량 9만9929대를 4660대 앞지른 수치다. 이는 2022년 이후 처음이다.

하이브리드가 깬 ‘연비 장벽’

large-suv-overtakes-sedan-sales-palisade-ioniq9 (2)
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그동안 준대형 세단은 대기업 임원 관용차의 대명사였으며 2023년 15만3499대 판매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24년 7세대 그랜저 출시 효과가 소진되며 2025년 10만 대 선이 붕괴됐다. 반면 2023년 8만7230대, 2024년 6만7781대로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대형 SUV는 2025년 54% 급증하며 시장 판도를 뒤집었다. 2026년 1월에도 대형 SUV는 7731대 판매로 준대형 세단(7151대)을 580대 앞섰다.

대형 SUV 부활의 핵심은 연비 혁신이다. 2톤에 육박하는 차체 무게 때문에 가솔린 모델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9~10km에 그쳤다. 하지만 2025년 출시된 2세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고 연비 14.1km/L를 기록하며 경제성 논란을 일축했다.

실제로 팰리세이드 판매량은 2024년 2만 대에서 2025년 6만 대로 3배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트림이 전체 판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연비 개선이 구매 결정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arge-suv-overtakes-sedan-sales-palisade-ioniq9 (3)
아이오닉 9 (출처-현대차)

전기차 라인업도 대형 SUV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2025년 출시된 아이오닉 9은 8227대, 기아 EV9은 1594대를 기록하며 전동화 전환 수요를 흡수했다. 국내 전체 SUV 운행 대수는 2025년 817만9806대로 2024년 대비 6.7% 증가했고, 전체 승용차 중 SUV 비중은 36.3%까지 상승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권은경 실장은 “2020년 사상 최대 판매(191만 대) 차량의 교체 주기(5~6년)가 도래하면서 SUV 중심 시장 재편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도 인정한 경쟁력

large-suv-overtakes-sedan-sales-palisade-ioniq9 (4)
EV9 (출처-기아)

대형 SUV의 약진은 해외에서도 확인된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 EV9은 2026년 1월 캐나다 올해의 차(COTY) 대형 SUV·유틸리티 부문에서 각각 수상하며 4년 연속 2관왕을 차지했다.

캐나다자동차기자협회(AJAC)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전 영역에서 한국차 대형 SUV가 북미 소비자 니즈를 완벽히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2026년 1월 팰리세이드 판매량은 86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공급 부족도 인기를 방증한다. 2026년 2월 현재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의 출고 대기 기간은 8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소요되며 특정 색상과 트림은 1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

large-suv-overtakes-sedan-sales-palisade-ioniq9 (5)
신형 텔루라이드 (출처-기아)

또한 기아 쏘렌토는 2026년 1월 신차 등록 8976대로 국산차 1위를 기록했고 준중형 SUV인 투싼(4~6개월)과 스포티지(5~7개월)까지 대기가 장기화되며 SUV 세그먼트 전반의 수요 과열 양상이 뚜렷한 모습이다.

2026년, GV90 투입으로 격전 예고

large-suv-overtakes-sedan-sales-palisade-ioniq9 (6)
네오룬 콘셉트 (출처-제네시스)

한편 2026년 하반기 제네시스 첫 대형 전기 SUV인 GV90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GV90은 3열 시트 구성으로 아이오닉 9과 차별화된 럭셔리 포지셔닝을 목표로 한다.

수입차 진영도 대응에 나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6년 하반기 GLC·GLB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2025년 하반기 출시 후 월 판매량이 7개월 만에 11.2배 급증(5월 24대→12월 271대)하며 대형 SU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반면 세단 시장 위축은 비가역적 추세다. 2026년 1월 신차 등록 순위 상위 10개 모델 중 절반 이상이 SUV였다. 투싼(2위), 셀토스(3위), 코나(4위), 스포티지(5위) 등 소형·준중형 SUV가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대형 SUV까지 세단 영역을 잠식하며 승용차 시장 지형이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large-suv-overtakes-sedan-sales-palisade-ioniq9 (7)
아틀라스 (출처-폭스바겐)

업계 관계자는 “연비·공간·안전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대형 SUV가 준대형 세단의 대체재를 넘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며 “2026년 내수 시장에서 대형 SUV 점유율은 8%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파이낸 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