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가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으로 내수 시장에서 반등 신호를 보내고 있다. 3일 발표된 2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총 3,893대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내수 2,000대, 수출 1,893대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1,474대 판매되며 내수의 73.7%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이 중 1,181대가 하이브리드 E-Tech 모델로, 비중이 무려 80%에 달했다.
이는 순수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충전 인프라 부담 없이 연비 개선을 누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로 선회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대형 SUV 선호도가 높지만 동시에 연료비에 민감한 특성을 보이는데, 르노의 E-Tech 듀얼 모터 시스템이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직병렬 듀얼 모터, 245마력에 15.7km/L 달성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의 핵심은 직병렬 듀얼 모터 시스템이다. 최고 출력 245마력을 확보하면서도 복합 연비는 15.7km/L(테크노 트림 기준)에 달한다.
같은 세그먼트의 순수 가솔린 모델 대비 20% 이상 우수한 수치다. 토요타의 THS(Hybrid Synergy Drive)와는 다른 기술 노선으로, 유럽식 고효율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과시한다.
쿠페형 SUV 아르카나는 336대가 판매됐다. 이 중 1.6 GTe 모델이 285대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13.6km/L의 연비와 구형 CVT 조합은 경쟁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오히려 아르카나는 수출 546대를 기록하며 해외 시장 중심 모델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신차 필랑트, 출시 전 7000대 계약 ‘이변’
르노코리아의 진짜 승부수는 3월 둘째 주부터 인도가 시작되는 신차 ‘필랑트’다.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로 분류되는 이 모델은 세단과 SUV의 성격을 결합했으며, 2월 말 기준 누적 계약이 이미 7,000대에 달했다. 현대차·기아 신차의 평균 사전계약 규모가 3,000~5,000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필랑트 역시 250마력급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며, 강화된 커넥티비티 기능을 내세운다. 세단의 정숙성과 SUV의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객층을 겨냥한 전략이다.
다만 르노의 국내 브랜드 점유율이 3~4%에 불과한 만큼, 초기 수요가 실제 판매로 얼마나 전환될지는 3~4월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
위탁생산·전기차 한정판으로 수출 다각화
한편 수출 부문에서는 그랑 콜레오스 847대, 아르카나 546대와 함께 폴스타 4가 500대 선적되며 균형을 이뤘다. 폴스타 4는 볼보 산하 전기차 브랜드의 퍼포먼스 SUV로, 르노코리아가 OEM 방식으로 생산해 북미로 수출한다.
유휴 생산설비를 활용한 위탁생산이 수익 다각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준중형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은 2월에만 150대가 판매되며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2025년 8월부터 999대 한정으로 수입된 이 모델은 약 7개월 만에 완판되며, 전기차 시장 테스트를 마쳤다. 르노는 이제 순수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